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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을 옥토로 바꾼 글로벌 기업들, ④이케아(IKEA)
 
노일용 기사입력  2014/03/18 [18:26]

[시사뉴스메이커 노일용 기자]LG경제연구원은 척박했던 중국 시장을 옥토로 바꾼 글로벌 기업들 조사·발표 했다.


4) 이케아(IKEA)


▲     ©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우수한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이케아도 중국사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잘 극복한 기업이다. 이케아는 1998년 중국 내수 시장을 목표로 상하이에 1호 매장을 열고, 그 다음 해에 베이징에 2호점을 열면서 중국에 진출했다. 2003년에는 1호 매장을 닫고 그 바로 옆에 이케아 표준에 맞게 33,000m²의 넓이에 7,000개 이상의 제품을 구비한 매장을 다시 열었다. 기존 1호 매장은 자가 운전자가 적은 중국 상황을 고려하여 교외가 아니라 도심에 매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케아가 통상적으로 여는 매장에 비해 규모가 작았었다. 새 매장 첫 영업일 당일에만 약 8만명이 매장을 방문했다. 2004년 8월 당시 중국사업 책임자였던 Ian Duffy는 전년 대비 40% 매출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매장은 항상 고객으로 붐비고 매출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었지만, 실상 수익을 내고 있는 매장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방문 고객 수에 비해서 실제 구매 고객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고객은 이케아에 놀러 왔을 뿐이었다. 또한 실제 구매 고객 중에서도 40~45% 정도는 이익이 얼마 남지 않는 소형 장식재만을 구매하고 있었다.

이런 성과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이케아 특유의 저렴한 가격이 중국에서는 저가격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중국 현지 가구업체들은 이케아의 절반 수준의 가격에 비슷한 제품을 팔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케아의 소파가 3,299 위안이었던데 비해 경쟁사들의 매장에는 1,800~2,500 위안의 제품이 있었다. 사실 이케아의 저렴한 가격은 개발도상국에서 원재료를 구매하고 생산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즉, 서구 국가와의 물가 수준 차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중국에서 이케아의 가격경쟁력이라는 경쟁 우위는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중국의 경쟁사들은 디자인을 위해 별도로 조직이나 사람을 두고 있지도 않았다. 디자인은 다른 회사의 것을 모방하여 해결하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업체들의 원가 구조가 훨씬 유리한 것이 당연했다. 결과적으로 이케아의 제품 가격은 서구 국가에서라면 저가이겠지만, 중국에서는 평균 혹은 중고가에 해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당시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었던 상황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 고객들의 소득 수준은 높지 않아 구매력이 크지 않았던 것도 한 요인이었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구매력 수준에 맞는 저가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에게는 이케아의 제품은 비쌌고, 구매력이 있고 비싼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이케아의 제품은 저렴하기 때문에 맞지 않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한편, 중국인의 입장에서 ‘매장에서 물건을 사서 직접 자신이 집으로 들고 와서 손수 조립한다’는 DIY(Do It Yourself) 방식도 무척이나 생소했다. 서구에서는 DIY가 하나의 취미로 여겨지지만, 중국에서는 ‘노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이케아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성장하면 홈 인테리어 산업도 같이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글로벌 홈 인테리어 기업들이 앞다투어 중국에 진출했다. 대표적으로 DIY의 대명사격인 Home Depot는 2006년 중국 3대 건축자재 회사 중 하나인 천진가구자재마트를 1억불에 인수하면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성과 부진으로 인해 2009년부터 매장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2012년에는 모든 매장이 문을 닫았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그 실패의 원인을 문화적 차이에서 찾았다. “중국 사람들은 직접 자신이 무언가를 만드는 DIY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고 만들게 하는 DIFM(Do It For Me)에 익숙하다” 어찌보면, Home Depot의 중국 실패는 당연한 것이고, DIY 업체가 중국에서 성공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편안한 집’으로 이케아의 스웨덴 본사는 이런 현실을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이케아 중국 홍보 담당자인 Linda Xu는 “본사의 관리자들은 직접 중국에 와서 경험해 보고 난 후에야 다른 곳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중국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은 인정했다”고 말한다. 동사의 CEO인 Peter Agnefjäll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중국시장과 소비자를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들의 생활 습관은 어떠한지를 이해하기 위해 수백 집을 방문했다”고 말하면서 중국시장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적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중국사업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한 이케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글로벌하게 표준화된 기준에 맞추어 매장을 운영하는 원칙에서 중국을 예외적인 곳으로 인정한 것이다. 먼저,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데 주력했다. 글로벌 차원에서 중앙집중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던 방식을 일부 포기하고, 중국은 예외적으로 중국 현지 구매 비중을 높였다. 유럽 등 타 지역의 경우 현지 구매 비중은 23% 수준인데 비해 중국은 50% 이상을 중국 내에서 구매한다. DIY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 고객들을 위해 이케아는 배달/조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최근에는 서구권까지도 확대되어 적용하고 있다.

이케아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단기 이익을 쫓지 않는 장기적 관점의 경영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이케아의 중국 이름은 ‘이지아(宜家)’로 해석하면 ‘편안한 집’이다. 이름 그대로 중국 소비자들은 이케아의 매장을 편안한 놀이 공간으로 생각한다.

상하이의 한 데이트 클럽은 이케아의 깔끔한 매장 내 휴게실과 무료 커피를 이용해서 정기 모임을 갖기도 할 정도다. 중국 이케아의 매장에서는 침대와 편한 의자에서 낮잠을 즐기는 중국 소비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잠시 쉬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한 시간 넘게 잔다. 일각에서는 ‘중국 소비자들이 너무 뻔뻔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에 대한 이케아의 입장은 명확하다. 중국 이케아의 홍보 담당인 Linda Xu는 “우리 매장에서는 누구라도 환영 받는다. 오늘의 방문객이 내일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이들로 인해 전시되어 있는 침대 시트를 날마다 교체해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지만, 이를 통해 중국 소비자가 이케아의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하다 보면, 향후 언젠가 이들이 가구를 사야 할 때에 이케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현재 이케아의 중국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전망도 밝아 보인다. 그러나, 이케아는 앞으로도 중국사업의 성장 속도에 있어 장기적인 관점과 신중한 태도를 계속해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CEO였던 Mikael Ohlsson은 작년 4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조만간 이케아의 해외 시장 중 2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총 40개의 매장을 중국에서 운영할 것 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이케아의 창업자인 Ingvar Kamprad의 반대에 부딪혔다. Mikael의 뒤를 이어 작년 9월에 CEO로 임명된 Peter Agnefjäll는 “2020년까지 이케아의 매출을 두 배로 성장시 키고자 한다. 그러나, 빠른 외형 성장보다는 기존의 매장이 더 큰 성공을 거두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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